선박충돌 영국 High Court (Admiralty Division) 2010-07-30

제한시정 충돌, VHF에 의존하고 좌현 변침한 선박 과실 70%

[2010] EWHC 1949 (Admlty)

원문 대조 이중 검증 통과 · 2026-10-24

한눈에 보기

2005년 3월 8일 황해에서 일반화물선 SUN CROSS와 컨테이너선 RICKMERS GENOA가 제한시정(restricted visibility) 속에서 충돌하여 SUN CROSS가 침몰한 사건에서, 영국 고등법원 해사법원(Admiralty Court)은 제한시정에서는 Rule 19만 적용되고 서로 시계 안에 있는 선박에 관한 Section II(횡단 규칙 등)를 기준으로 책임을 따질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0노트로 계속 항진하며 VHF 교신에만 의존하고 근거리에서 좌현으로 변침한 RICKMERS GENOA에 70%, 레이더 경계가 부실하고 늦게 우현 변침한 SUN CROSS에 30%의 과실을 배분하였다.

사건 개요

SUN CROSS(3,785 총톤, 1984년 건조, ARPA 미장착, 선원 15명)는 선철 4,877톤을 싣고 중국 Lanshan에서 일본 Yawata로 100도(진방위), 11.5노트로 항해 중이었고, RICKMERS GENOA(23,119 총톤, 2004년 건조, ARPA 장착)는 정기선 서비스로 상하이에서 칭다오로 316도, 전속 20노트로 항해 중이었다. 시정은 대체로 3마일 미만으로 제한되었고 충돌 부근에서는 약 1.5마일이었다. RICKMERS GENOA의 2등항해사는 약 9마일에서 SUN CROSS의 레이더 영상을 포착했고 ARPA가 CPA 한계 안을 통과할 위험 목표로 경보를 울렸다. 그는 VHF 16번 채널로 처음에는 선명 없이, 이후 AIS로 확인한 선명으로 여러 차례 호출했으나 교신에 실패했고, 그동안 침로와 속력을 바꾸지 않았다. 약 1.5마일(충돌 3분 전, C-3)에서 육안으로 SUN CROSS의 등화를 보고 좌현으로 변침한 뒤 수동조타로 좌현 전타(hard-a-port)하였다. SUN CROSS는 우현 레이더만 켜져 있었고, 당직 2등항해사는 보고를 받고 'starboard 10'에 이어 바로 우현 전타(hard-a-starboard)를 명령하였다. 충돌은 약 0300시에 일어났고 SUN CROSS는 수분 만에 침몰하여 선원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하였다. SUN CROSS 적재 화물의 소유자들이 RICKMERS GENOA의 선주(및/또는 선체용선자)를 상대로 제소하였으며, 피고가 자선 측 과실 비율만큼만 책임진다는 점은 다툼이 없었다. 법원(David Steel 판사)은 Trinity House의 Captain Derek Richards를 해사 보좌인(nautical assessor)으로 두고 심리하였다.

판결 요지

① 충돌 각도: 법원은 이 쟁점이 결론에 큰 영향은 없다고 하면서도 피고 주장(SUN CROSS 기준 전방으로 향하는 약 60도, 즉 SUN CROSS가 약 100도 우현 변침)을 채택하였고, 그 의미는 SUN CROSS가 RICKMERS GENOA의 좌현 변침보다 조금 먼저 우현 변침을 시작했을 것이라는 점뿐이라고 하였다. ② 시정·CPA·경계: 시정은 대체로 3마일 미만이었고, 육안 발견 전 어느 선박도 침로·속력을 바꾸지 않았으므로 CPA는 0.5마일 미만이었다. SUN CROSS도 9마일에서 상대선 영상을 포착했어야 하며, 보좌인의 조언에 따라 방위가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약 6마일(C-12)에서 근접상태(close quarters situation)가 급속히 형성되고 있음이 분명했어야 한다. 그대로 진행했다면 SUN CROSS가 선수 앞을 지나갔을 수 있다 하더라도 최대 3케이블 거리였을 것이므로 RICKMERS GENOA에 유리한 사정이 되지 않는다. ③ VHF: 침로·속력을 바꾸지 않은 채 VHF 교신을 충돌회피의 첫 수단으로 삼은 것은 위험을 키우는 것으로 비난받아야 한다(The Mineral Dampier 인용). ④ Rule 19와 Section II: RICKMERS GENOA 측은 두 선박이 사실상 서로 시계 안에 있거나 시정 한계에서 곧 그렇게 될 것이므로 Section II상 자선이 유지선(stand-on vessel), SUN CROSS가 피항선(give-way vessel)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규칙에 대한 완전한 오해라고 배척하였다. 선박은 육안으로 서로 관측할 수 있을 때에만 서로 시계 안에 있는 것이고(Rule 3(k)), 규칙의 목적은 충돌 위험을 조기에 판단·제거하는 데 있다(Rule 8). 1.5마일, 합산속력 30노트, CPA 두세 척 길이 정도인 상황에서 Section II로 책임을 평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제한시정에서 선박이 일종의 조건부 유지선처럼 행동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하였다. ⑤ 항법 평가: 법원은 보좌인의 조언을 모두 받아들였다. SUN CROSS는 안전한 속력이었으나 약 C-18에 충돌 위험을 탐지하고 약 6마일(C-12)에서 크게 우현 변침했어야 하며 늦어도 C-6까지는 했어야 했다. 실제 우현 변침은 너무 늦었고 레이더 경계 부실을 보여 준다. RICKMERS GENOA는 약 6마일에서 크게 우현 변침하거나, 아니면 조종 전속(약 12노트)으로 감속하고 늦어도 C-6까지 우현 변침하거나 기관을 정지했어야 하며, C-3 또는 C-2부터의 좌현 변침은 선원답지 못한(unseamanlike) 조치였다. 어선 때문에 우현 변침을 할 수 없었다는 주장은 C-18부터 C-6 사이에 그런 장애가 있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았고, 감속하면 어선 사이로 항로를 잡는 것은 언제나 가능하다고 하여 배척되었다. ⑥ 과실 배분: Rule 19상 상호 의무 때문에 '안개(fog)' 사건에서는 책임을 균등하게 나누는 것이 흔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RICKMERS GENOA가 VHF에만 의존해 20노트로 근접상태에 진입했고 근거리 좌현 선수 쪽에 SUN CROSS를 보고도 좌현으로 변침하는 전적으로 부적절한 선택을 했으므로 과실이 더 크다. SUN CROSS 30%, RICKMERS GENOA 70%로 배분하고, 원고는 손해의 70%를 피고로부터 회수할 수 있다.

주요 쟁점

  • 제한시정에서 레이더로만 서로를 탐지한 선박들의 항법을 평가할 때 Section II(서로 시계 안에 있는 선박의 항법, 횡단 상태의 유지선·피항선 관계)를 고려할 수 있는가, 아니면 Rule 19만 적용되는가
  • 레이더·ARPA·AIS로 위험 목표를 탐지한 선박이 침로·속력을 바꾸지 않고 VHF 교신에만 의존한 것이 과실로 평가되는가
  • Rule 19(d)에 따라 각 선박이 언제(C-12, 늦어도 C-6) 어떤 회피동작(우현 변침, 감속, 기관 정지)을 했어야 하는가, 근거리에서의 좌현 변침이 정당화되는가
  • 주변 어선 때문에 우현 변침이 어려웠다는 주장이 항법 과실을 정당화하는가
  • 제한시정 충돌에서 통상의 균등 배분 대신 70:30으로 과실을 배분할 사유가 있는가

실무적 시사점

  • 제한시정에서 레이더로만 상대선을 탐지한 경우 횡단 규칙상 유지선 지위를 주장할 수 없다. 레이더 영상 포착을 육안 발견과 같이 취급해 Section II를 원용하는 항변은 '규칙에 대한 완전한 오해'로 배척될 위험이 크다.
  • VHF 교신을 충돌회피의 첫 수단으로 삼고 침로·속력을 유지하는 것은 그 자체로 과실 비율을 높이는 사정이 된다. AIS로 상대선 이름을 알 수 있었는데도 처음 호출에서 선명을 쓰지 않은 점도 지적되었다.
  • 제한시정 사건은 Rule 19상 상호 의무 때문에 50:50 배분이 흔하지만, 고속 항진과 근거리 좌현 변침 같은 중대한 항법 과실이 있으면 한쪽에 다수 과실(이 사건 70%)이 인정될 수 있다.
  • ARPA가 없는 선박도 상대선을 상대선과 같은 거리(9마일)에서 탐지했어야 한다고 평가되므로, 장비가 낮은 선박이라도 레이더 경계 부실 책임을 피할 수 없다.
  • 주변 어선 때문에 우현 변침이 어려웠다는 항변은 해당 시점(C-18~C-6)에 실제 장애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으면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감속하면 어선 사이로 항로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 법원과 보좌인의 시각이다.
  • 생존자가 적은 침몰 사건에서는 침로기록계(course recorder) 기록, 충돌 각도 분석, 보좌인의 조선 시간 계산이 사실인정의 중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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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분석은 판결 원문을 읽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출처: The National Archives (Find Case La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