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 선단 연쇄충돌 — 계류하지 않은 최후미선 전부 책임
원문 대조 이중 검증 통과 · 2026-10-21
한눈에 보기
수에즈운하 남행 선단의 선두선 AENEAS가 기관 고장으로 투묘한 뒤, 최후미선 PANAMAX ALEXANDER(PA)가 해저케이블 구간(KM 149~150.5) 전에 계류하지 않고 진행하다가 투묘해 있던 SAKIZAYA KALON(SK)과 충돌했고, 이어 계류 중이던 OSIOS DAVID(OD)와도 연쇄 충돌했다. 영국 해사법원(Teare J, Trinity House 장로 해사보좌인(Nautical Assessors) 자문)은 PA가 충돌위험을 인식하지 못하고 KM 149 전에 계류하지 않은 것이 충돌원인이라고 보았다. OD와 SK에는 인과관계 있는 과실이 없고, 후속 충돌도 모두 첫 충돌이 원인이라며 PA에 전부 책임을 인정했다.
사건 개요
2018년 7월 15일 저녁 수에즈운하 남부 구간을 8척의 남행 선단이 통항하던 중, 약 1750시 선두 컨테이너선 AENEAS에 기관 고장이 나 약 1820시까지 수로 중앙에 투묘했다. 후속 선박들은 차례로 계류하거나 계류를 준비했다. 6번째 선박 OD(산적화물선, 비료 적재)는 1848~1849시 좌현 묘를 투하하고 KM 152 바로 북쪽 서안에 계류해 약 1930시까지 고정을 마쳤다. 7번째 선박 SK(산적화물선, 보리 적재)는 1848시 무렵 서안 계류를 시도했으나 KM 149 이후 해저케이블 구간에서 닻을 쓸 수 없어 실패했다. SK는 케이블 구간을 지난 뒤 양현 닻을 투하해 1931시부터 OD 후방 약 2케이블 지점 동안 쪽에 정지했다. 8번째(최후미) 선박 PA(산적화물선, 사료용 보리 적재)의 도선사는 1829시 SK 도선사에게서 계류를 준비 중이라는 말을 들었고, 'MARY LISA V가 계류하면 우리 모두 계류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PA는 KM 149 전에 계류하지 않았고, 케이블 구간을 지난 뒤에도 1942시(C-6)에야 우현 묘를 투하했다. 약 1948시 PA 좌현이 SK 우현과 충돌했고, 이후 SK 선미가 수로 쪽으로 돌면서 약 2003시 PA와 OD, SK와 OD가 충돌해 세 척이 운하를 가로지르는 삼각형을 이뤘다. 2013~2014시 추가 접촉이 있었고, 2018시에는 PA와 SK가 반대 방향으로 나란히 놓인 상태에서 접촉했다. 청구 총액은 약 1,800만 달러이며, OD가 PA와 SK를, SK가 PA를 상대로 낸 세 소송(PA의 반소 포함)이 병합 심리되었다. 세 선박 모두 VDR(항해자료기록장치)을 갖추고 있어 침로·속력 일정표와 MADAS 재구성 애니메이션 영상이 합의·제출되었고, 코로나19로 원격 재판이 진행되었다.
판결 요지
PA가 모든 충돌에 전부 책임을 진다. (1) PA는 1822시 기관을 정지만 하고 후진하지 않아 SK와의 거리를 늘리지 못했는데, 이는 충돌예방규칙(COLREG) Rule 6(안전한 속력) 위반이다. 그러나 PA가 KM 149 전에 계류하지 않은 이유는 시간 부족이 아니라 충돌위험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므로, 이 과실은 충돌이나 손해 확대의 법적 원인이 아니고 경위의 일부에 불과하다. (2) 1845시 무렵 ECDIS·AIS로 앞선 선박들의 감속·정지를 관찰했다면 충돌위험을 알 수 있었다. 충돌위험은 개연성(probability)이 아니라 신중한 선장이 인정할 실질적 위험(real risk)이면 족하고, '임박한 위험(imminent danger)'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충돌위험을 인식하지 못하고 KM 149 전에 계류하지 않은 것은 Rule 5·7·8 위반으로서 충돌의 원인이다. 보좌인들은 어렵지만 가능한 조선이었다고 자문했다. (3) KM 150.5를 지난 뒤 통제된 계류 작업의 일부로 즉시 닻을 투하하지 않은 것도 Rule 5·7·8 위반으로 충돌에 기여했다. (4) OD가 후행선에 계류 의도를 미리 알리지 않은 것은 과실이지만, PA는 통지가 있었다면 다르게 항행했을 것임을 입증하지 못해 인과관계가 부정된다. SK의 통지 결여도 같다. OD의 계류 위치(KM 152 북쪽, IWAMI 후방 약 0.5마일 이상), 닻 사용(수에즈운하 규칙상 '절대적 필요'), 1940시에 이동하지 않은 것은 좋은 선박운용술(good seamanship) 위반이 아니다. 계류 중인 OD에 이탈 의무는 없었고, 이탈하려 했다면 '극히 현명하지 못한' 일이었을 것이다. 충돌 직전·직후 OD와 SK의 기관·타 조작은 'agony of the moment' 원칙(The Bywell Castle, The Regina D)에 따라 과실로 볼 수 없다. SK가 서안 대신 동안 쪽에서 멈춰 수로를 막았다는 주장은, PA가 원래 계류선 옆을 지나갈 의도가 없었고 그렇게 지나가는 것이 안전하지도 않았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5) 후속 충돌들(2003, 2013~2014, 2018시)은 첫 충돌이 단순히 기회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유효한 원인(real and effective cause)이므로, 인과관계가 끊기지 않았다(The Calliope 참조).
주요 쟁점
- 선단 선두선의 기관 고장으로 후속선들이 계류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후미선은 언제 충돌위험(Rule 7)을 인식하고 어떤 조치(Rule 8)를 취해야 하는가
- 충돌 1시간 이상 전의 과실(KM 149 전 계류 불이행)을 충돌의 법적 원인으로 볼 수 있는가, 그리고 이른 시점의 안전속력 위반(Rule 6)을 인과관계에서 어떻게 평가하는가
- 앞선 선박이 후행선에 계류 의도를 통지하지 않은 과실은 후행선이 통지가 있었다면 다르게 항행했을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인과관계가 부정되는가
- 선단 항행 중인 선박의 경계의무(Rule 5)는 바로 뒤 선박까지 미치는가, 그리고 계류 위치 선정 시 후행선의 계류 가능 수역을 고려해야 하는가
- 안전하게 계류된 선박에 위험이 다가올 때 계류를 풀고 이탈할 의무가 있는가, 그리고 급박한 위험 속 조선(agony of the moment)은 과실로 평가되는가
- 첫 충돌 뒤 이어진 연쇄 충돌들에 대해 첫 충돌 유책선의 책임이 미치는가(인과관계 단절 여부)
- 해사보좌인(Elder Brethren)에게 자문을 구할 때 사실 전제를 명시해야 하고, 판사는 자문을 어떤 경우에 배척할 수 있는가
실무적 시사점
- 선단 항행 중 선두선 고장처럼 수로가 막힐 것이 예상되면 최후미선이라도 AIS·ECDIS로 앞선 선박들의 감속·정지를 보고 충돌위험을 판단해야 한다. 다른 선박이 통지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자기 선박의 경계 소홀을 면책하지 않는다.
- 충돌위험(Rule 7)은 '임박한 위험'과 다르며 실질적 가능성으로 충분하다고 판시되었으므로, '급박한 위험이 없어 정지·투묘하지 않았다'는 항변은 통하기 어렵다.
- 해저케이블 등 투묘 금지 구간이 있는 협수로에서는 그 구간 전에 계류를 완료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충돌 1시간 이상 전의 계획 실패도 충돌원인으로 인정될 수 있다.
- 앞선 선박의 통지 의무 위반은 과실로 인정되지만, 상대 선박이 통지가 있었다면 다르게 행동했을 것을 입증해야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선장 진술의 신빙성이 깨지면 이 입증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 안전하게 계류된 선박은 다가오는 선박을 피하려고 계류를 풀 의무가 없고, 첫 충돌로 생긴 급박한 상황의 조선은 과실로 평가받기 어렵다. 연쇄 충돌의 손해도 첫 충돌 유책선에 귀속될 수 있다.
- VDR 데이터·음성기록이 항적과 발언을 상세히 재현하므로, 선장의 기억에 의존한 진술이 기록과 어긋나면 신빙성이 크게 떨어진다(본건에서 PA 선장 진술은 '조작'으로 판단됨).
- 해사보좌인에게 질문할 때는 특정 시점과 사실 전제를 명시해야 하며, 넓은 기간에 대해 전제 없이 묻는 질문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법원은 경계의무 범위 같은 법적 판단이 걸린 자문은 배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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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분석은 판결 원문을 읽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출처: The National Archives (Find Case La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