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선 안전인도증명서의 영국 관할조항과 소송금지명령
원문 대조 이중 검증 통과 · 2026-10-21
한눈에 보기
좌초 후 예인된 내수로 유조선의 선장이 예인선 선장이 내민 '안전인도증명서(Certificate of Safe Delivery)'에 서명했고, 이 증명서에는 런던·영국법 분쟁해결 조항이 들어 있었다. 영국 고등법원 해사법원은 이 조항이 예인선 선주(Rebel)와 유조선 선주 사이에 구속력을 가질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유조선 선주의 소송중지(stay) 신청을 기각하며 네덜란드 소송에 대한 잠정 소송금지명령(interim anti-suit injunction)을 내렸다. 다만 예인선 운항자(Boluda)의 청구와 용선자에 대한 청구는 관할 근거가 없다며 취소(set aside)했다.
사건 개요
2023년 11월 14일 이른 아침, 길이 약 85m의 내수로 유조선 Stela호가 네덜란드 로젠부르크 해상교통당국으로부터 Scheurhaven 방파제(mole)로 향하고 있다는 경고를 받은 뒤 방파제 암반에 선수 쪽으로 좌초했다. 무선교신을 들은 예인선 VB Rebel호 선장이 현장으로 갔고, Stela호는 비교적 빨리 이초(refloat)되어 예인선에 의해 예인되었다. 헤어지기 전 예인선 선장이 유조선에 올라 미리 인쇄해 온 'Boluda Towage' 명의의 안전인도증명서에 유조선 선장의 서명을 받았다. 증명서에는 '구조작업 종료(on termination of salvage services)' 시 안전하게 인도되었다는 문언과 함께 '예인선이 수행한 용역에서 발생하는 분쟁은 런던에서 영국법에 따라 해결한다'는 조항이 있었고, 두 선장이 모두 서명했다(증명서 상단 날짜는 2023년 11월 1일, 본문 날짜는 2023년 11월 14일로 적혀 있다). 유조선 선주와 용선자는 네덜란드에서 예인선 선주 Rebel과 운항자 Boluda를 상대로, 구조작업이 아니었으므로 구조료 청구권이 없다는 확인과 예비적으로 구조료 또는 합리적 예인료 산정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첫 기일 2024년 4월 10일). 이에 Boluda, Rebel, 예인선 선장·선원은 2024년 2월 14일 영국에서 구조료 청구와 소송금지명령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잠정 소송금지명령을 신청했다. 피고들은 Boluda의 청구와 용선자에 대한 청구에 대해서는 관할을 다투고, Rebel과 선원의 선주에 대한 청구에 대해서는 관할을 인정하면서 부적절한 법정지(forum non conveniens)를 이유로 소송중지를 신청했다. 피고 측은 유조선 선장이 영어를 거의 몰랐고 '형식적 서류'라는 설명에 오도되었다며 서명 부인 항변(non est factum) 또는 일방적 착오(unilateral mistake)를 주장했다.
판결 요지
① 서명 부인·일방적 착오 항변: 유조선 선장의 경위 설명서와 보충 서류가 모두 영어로 작성·서명되어 있고, 오도하는 대화가 독일어로 오갔다는 주장도 예인선 선장이 독일어를 하지 못한다는 증거와 맞지 않으므로, 현 단계에서는 항변 가능성이 '추측에 불과하고 극히 희박하다'고 보았다(최종 판단은 아님). ② 용선자: 두 선장이 각자의 본인(principal)을 대리해 서명한 것이므로 조항의 명백한 취지와 유일한 관련 효과는 Rebel과 유조선 선주 사이의 합의이다. 용선자는 조항에 구속된다고 볼 여지조차 없으므로(not arguably bound) 관할 근거가 없고 소송금지명령도 낼 수 없다. 용선자가 네덜란드에서 자신의 책임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것을 영국 법원이 제지할 이유가 없다. ③ Boluda: 같은 논리로 조항의 권리자도 의무자도 아니며, 스스로 구조료나 보수를 청구하지도 않으므로 관할 근거가 없다. ④ Rebel·선원의 선주에 대한 청구: 영국법이 준거법인 조항의 구속력 문제를 판단하는 데 네덜란드 법원이 더 적절한 법정지라고 볼 수 없으므로 소송중지 신청은 이유 없다. 조항이 구속력이 있다면 네덜란드 소송 수행은 선주의 계약 위반이 된다. Donohue v Armco Inc & Others [2001] UKHL 64와 달리 네덜란드 소송에 다른 당사자가 끼어 있다는 사실은 Rebel의 청구를 이곳에서 진행하지 않을 이유가 되지 못한다. 선원의 청구에 대해서는 관할이 인정되었으므로 관할 행사를 거부해야 할 이유를 증명할 부담이 선주에게 있다. 계약상 영국법과 영국 관할이 적용될 개연성이 높은 상황에서 선주가 네덜란드에서 소극적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계속하는 것은 괴롭히고 억압적(vexatious and oppressive)이 될 것이다. 결론: Boluda의 청구 및 용선자에 대한 청구 부분은 취소하고, 소송중지 신청은 기각하며, 선주가 Rebel을 상대로 한 네덜란드 소송을 본안 판결 또는 추가 명령이 있을 때까지 진행하지 못하도록 잠정 소송금지명령을 내렸다. 소액 사건이므로 해사법원 등기관(Admiralty Registrar)에게 사건관리와 재판을 배당할 것을 고려했다.
주요 쟁점
- 구조 종료 시 두 선장이 서명한 안전인도증명서의 관할·준거법 조항이 선주들을 구속하는가, 그리고 서명 부인(non est factum)·일방적 착오 항변이 성립할 여지가 있는가
- 선장들 사이의 관할조항이 용선자나 예인선 운항자처럼 소유권적 이해가 없는 제3자에게도 미치는가
- 영국 관할조항이 적용될 개연성이 높은 경우, 상대방이 외국에서 제기한 소극적 확인소송을 이유로 부적절한 법정지(forum non conveniens) 소송중지를 허용할 수 있는가
- 외국 소송에 조항의 구속을 받지 않는 다른 당사자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잠정 소송금지명령을 거부할 사유가 되는가
실무적 시사점
- 구조·예인 종료 시 받는 안전인도증명서 같은 간단한 서식에 들어 있는 관할·준거법 문구도 선주 사이의 구속력 있는 관할합의로 인정될 수 있다. 상대방 선장이 영어를 잘 못한다는 주장만으로는 서명 부인이나 착오 항변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 선장이 서명한 관할조항은 그 선장의 본인(선주) 사이에서만 효력을 갖는다. 운항자·용선자처럼 선박에 소유권적 이해가 없는 당사자에게 확장하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영국 관할조항이 있는 상황에서 피구조선 측이 먼저 외국에서 소극적 확인소송을 내더라도, 영국 법원은 소송중지를 거부하고 잠정 소송금지명령으로 계약상 법정지를 보호할 수 있다.
- 서명 부인 등의 항변을 하려면 경위 진술의 출처와 전달 경로를 구체적으로 밝힌 신빙성 있는 증거를 신속히 내야 한다. 판결은 양측 사무변호사 진술서가 정보의 출처를 충분히 밝히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 관련 없는 당사자(용선자, 운항자)까지 끌어들인 병행 소송은 불필요한 비용을 낳는다. 법원은 소액 사건에서 쟁점을 나누어 재판할 때 드는 비용을 당사자들이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AI 분석은 판결 원문을 읽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출처: The National Archives (Find Case La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