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충돌 영국 High Court (Admiralty Division) 2024-02-26

주묘 선박과 정박선 충돌, 주묘선 70%·피충돌선 30% 과실

[2024] EWHC 362 (Admlty)

원문 대조 이중 검증 통과 · 2026-10-21

한눈에 보기

방글라데시 치타공(Chattogram) 정박지에서 닻이 끌린(주묘) Belpareil호가 정박 중이던 Kiran Australia호와 충돌한 사건에서, 영국 고등법원 해사법원은 쌍방과실을 인정하고 책임을 Belpareil 70%, Kiran Australia 30%로 나누었다. 주묘는 과실의 일응의 증거(prima facie evidence of negligence)이고, 주기관 이상을 경고하지 않은 것과 두 번째 닻을 내리지 않은 것이 위험한 근접상황을 만들었다고 보았다. 마지막 3분간의 조선에서는 오히려 Kiran Australia의 과실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사건 개요

Belpareil호와 Kiran Australia호는 크기와 주기관이 같은 기어 장착 Supramax 벌크선이다. 두 선박은 치타공 정박지 'A'에 정박해 바지선으로 하역 중이었다. 2021. 11. 8. 23:00경 Belpareil호는 자기 배가 주묘(dragging anchor)하고 있음을 알았다. 23:16부터는 Half/Full Ahead 명령에도 주기관 회전수가 약 50 RPM에 머무는 이상을 겪었다. 그런데도 Belpareil호는 주변 선박에 경고하지 않았고, Kiran Australia호가 VHF로 세 차례 호출한 뒤인 00:15에야 기관 문제를 알렸다. 일반 경고(Sécurité)는 00:21에, 예인선 요청은 00:32에 처음 했다. 두 번째(우현) 닻은 내리지 않았다. Kiran Australia호 선장은 그때는 이미 양묘하기에 늦었다고 판단하고, 닻을 내린 채 기관과 타로 회피했다. 두 선박은 약 40분간 아슬아슬하게 피해 다녔다. 01:07(C-3)에는 Belpareil호 선수가 Kiran Australia호 선미 115m 뒤에 있는 거의 일렬 종렬 상태였다. 이때 Kiran Australia호는 양묘를 위해 닻줄 장력을 줄이려고 기관 출력을 낮춰 우현 후방으로 밀려났다. Belpareil호는 얕은 수역을 벗어나려고 Full Ahead로 우현 쪽으로 계속 나아갔다. 두 선박은 VHF로 서로 상대에게만 조치를 요구했고, 01:10 Kiran Australia호의 타·추진기가 Belpareil호 좌현 닻줄에 걸린 뒤 Kiran Australia호 우현 선미와 Belpareil호 좌현 선수가 접촉했다. 두 선장은 사고 당일 항해일지와 사고보고서에 허위 경위를 적었다. 재판은 Trinity House의 Elder Brethren 2인을 해사 보좌인(nautical assessors)으로 두고 책임 문제만 심리했고, 손해액 산정은 Admiralty Registrar에게 넘겼다.

판결 요지

법원은 Merchant Shipping Act 1995 s.187에 따라 책임을 Belpareil 70%, Kiran Australia 30%로 나누었다. (1) 주묘: The Exeter City and Sea Serpent와 The Brabant에 따르면 선박의 주묘는 과실의 일응의 증거이다. 주묘한 선박은 주묘 원인을 밝혀 과실이 아님을 보이거나, 상당한 주의로도 막을 수 없었음을 증명해야 한다. 악천후나 다른 선박의 주묘(The Boltenhof)는 사실관계상 추정이 깨진 사례일 뿐 법리가 아니다. Belpareil호는 무과실을 주장·증명하지 않았고, 정박지 사정이 이례적으로 나빴다는 증거도 없었으며, 조류가 바뀐 뒤에도 기관을 거의 쓰지 않았다. 그래서 과실이 추정된다. (2) 경고 지연: 주기관 이상이 되풀이된 뒤 늦어도 23:40까지는 주변 선박에 분명히 경고했어야 하는데 00:21까지 하지 않았다. 이는 과실이다. 제때 경고했다면 Kiran Australia호는 양묘해 피했을 것이므로 인과관계가 있다. (3) 예인선 요청 지연도 과실이다. 그러나 결국 어떤 예인선도 오지 않았으므로 인과관계는 없다. (4) 기관으로 주묘를 막을 수 없음을 안 뒤 00:05 전에 우현 닻을 내리지 않은 것은 과실이다. 이는 보좌인 조언과 같은 판단이며, 닻을 내렸다면 충돌은 없었을 것이다. (5) 마지막 조선: 보좌인은 보충 조언에서 Kiran Australia호 선장의 조치가 유능한 선장의 조치였다고 보았다. 법원은 이 조언이 두 선박에 다른 잣대를 적용해 일관성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닻줄 장력 완화는 우현 후방으로 물러날 이유가 되지 못한다. 위급한 순간(agony of the moment)이나 진퇴양난(horns of a dilemma) 상황도 없었다. 따라서 Kiran Australia호는 C-3부터 후퇴해 충돌 진로에 들어서고 그 진로를 고집한 과실이 있다. Belpareil호는 C-7~C-3에 얕은 수역을 피해 우현으로 이동한 것은 합리적이었다. 그러나 C-2 이후에도 Full Ahead를 유지해 충돌 진로를 고집한 것은 과실이다. 자기의 선행 과실로 위험상황을 만든 선박은 위급 상황의 법리를 원용할 수 없다. (6) 인과관계: 'but for' 인과관계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러나 효과적 원인은 단순히 시간 순서로 정하지 않으며, 이를 '최후 기회(last opportunity)' 원칙처럼 써서도 안 된다(The Ouro Fino). 이 사건은 Belpareil호의 과실이 만든 위험상황이 줄곧 이어진 하나의 사건이다. 따라서 예인선 요청 지연을 뺀 모든 과실이 효과적 원인이다. (7) 배분: 과실들의 인과력(causative potency)에는 의미 있는 차이가 없어 비난가능성(blameworthiness)으로 정했다. The Miraflores and The Abadesa의 원칙에 따라 위험을 만든 선박의 책임이 더 크다. 마지막 몇 분의 과실은 Kiran Australia호가 더 컸다. 그러나 사건 전체로 보면 Belpareil호의 비난가능성이 2배를 넘고 3배에는 못 미치므로 70:30으로 정했다.

주요 쟁점

  • 선박의 주묘가 과실의 일응의 증거가 되는지, 그 추정을 깨려면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
  • 주기관 이상으로 주묘를 통제하지 못하는 선박은 언제까지 주변 선박에 경고해야 하는지, 경고 지연과 충돌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 예인선 요청 지연이 과실이라도, 예인선을 구할 수 없었을 때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 주묘 초기에 두 번째 닻을 내리지 않은 것이 과실인지
  • 충돌 직전 양묘를 위해 기관 출력을 낮춰 후퇴한 정박선과 Full Ahead를 유지한 주묘선 중 누가 과실이 있는지, 위급한 순간·진퇴양난 법리를 적용할 수 있는지
  • 법원이 Elder Brethren(해사 보좌인)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는지와 그 기준
  • 앞선 과실도 효과적 원인인지, 아니면 마지막 몇 분의 과실만 원인인지('last opportunity' 원칙의 배척)
  • Merchant Shipping Act 1995 s.187에 따른 비난가능성·인과력 기준의 과실비율 배분

실무적 시사점

  • 주묘한 선박은 과실이 추정된다. 무과실을 주장하려면 주묘 원인을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해야 한다. 정박지 여건이 나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그 장소·시점에 이례적으로 혹독한 기상이었다는 등의 증거가 필요하다.
  • 주기관이 명령 출력을 내지 못해 주묘를 통제하지 못할 위험이 보이면, 그 즉시 주변 선박과 항만당국에 그 위험과 이유를 분명히 알려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약 40분의 경고 지연이 충돌의 효과적 원인으로 인정되었다.
  • 기관만으로 주묘를 막지 못하면 두 번째 닻 투하를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한다. 닻줄 꼬임은 나중에 풀면 되는 문제로 평가되었다.
  • 과실이 있어도 인과관계가 없으면 책임 배분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는 예인선을 실제로 구할 수 없었으므로 예인선 요청 지연이 고려되지 않았다.
  • 위험을 만들지 않은 정박선도 마지막 순간의 조선 판단(양묘 우선, 후퇴 고집)이 잘못되면 상당한 책임(30%)을 진다. 위험을 만든 선박은 위급한 순간·진퇴양난 법리를 원용할 수 없다.
  • 법원은 해사 보좌인의 조언이 두 선박에 일관되지 않으면 그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공판에서 상대방 증인에게 묻지 않은 과실 주장은 최종변론이나 보좌인 조언 단계에서 새로 판단 근거로 삼지 않는다.
  • VDR 자료가 사건 경위를 상세히 보여 주므로, 항해일지나 사고보고서에 허위 경위를 적으면 신빙성만 잃는다. 이 사건에서 두 선장의 허위 기록은 탄핵 자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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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분석은 판결 원문을 읽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출처: The National Archives (Find Case La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