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자책임보험 선지급(pay first) 조항 유효 – 제3자 청구 배척
원문 대조 이중 검증 통과 · 2026-10-21
한눈에 보기
용선자책임보험의 선지급 조항(pay first clause)이 보상조항과 상충하지 않고, '부담스러운 조항 법리(onerous clause doctrine)'로도 배제되지 않으며, 보험증권에 적법하게 편입되었다고 보아 선주와 P&I Club의 항소를 전원일치로 기각하였다. 해상보험계약에서는 2010년 제3자(보험자에 대한 권리)법 제9조 제6항에 따라 사망·신체상해 책임이 아닌 한 선지급 조항이 무력화되지 않으므로, 지급불능 상태의 피보험자가 중재판정금을 먼저 지급하지 않은 이상 보험자는 보상 책임이 없다. 법원은 부담스러운 조항 법리를 재정식화하고, 전문 보험중개인이 관여한 상업적 보험계약에는 사실상 적용되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사건 개요
보험자 MS Amlin Marine NV(MS Amlin Syndicate AML/2001 대리)는 2018년 3월 28일 용선자 Bintan Mining Corporation에 2018년 4월 1일부터 12개월간의 용선자책임보험(Charterers' Liability including Liabilities for damage to Hull - Class 1)을 인수하였다. 보험증권은 보험자가 서명한 보험증명서(Certificate)와, 이를 통해 편입된 약관책자(Marine Liability Policy for Charterers 1-2017)로 구성되었다. 약관 제1부의 보상조항은 확정판결·중재판정에 따른 법적 책임을 보상한다고 규정하였다. 제5부 일반약관 제30.13조는 피보험자가 먼저 손해·비용·책임을 변제하는 것을 보험금 회수권의 선행조건(condition precedent)으로 정하였고, 제25조(위계조항)는 충돌 시 각 보험종류의 약관이 일반약관에, 보험증명서가 모든 약관에 우선한다고 정하였다. 용선자는 전문 보험중개인을 통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선주 King Trader Limited(판결문 [2]에는 King Trading Ltd로 표기)는 2017년 5월 29일자 정기용선계약으로 Solomon Trader호를 용선자에게 용선하였고, 이 선박은 2019년 2월 솔로몬제도에서 좌초하였다. 선주와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orea Shipowners' Mutual P&I Association)은 2023년 3월 14일 홍콩 LMAA 중재에서 용선자를 상대로 판정을 받았으며, 판정금은 비용·이자를 합해 미화 4,700만 달러를 초과한다. 용선자는 2021년 3월 25일 BVI에서, 2024년 4월 24일 런던에서 청산되었다. 보험자는 2022년 10월 5일 CPR Part 8 절차로 선지급 조항의 유효성과, 이 조항이 2010년 법에 따른 권리 이전 후에도 존속한다는 확인을 구하였다. 원심(Foxton 판사, [2024] EWHC 1813 (Comm))은 2024년 7월 30일 보험자 청구대로 확인판결을 하였고, 선주와 Club이 항소하였다.
판결 요지
항소 기각(Vos MR 주의견, Singh LJ 동의, Males LJ 보충의견으로 동의). ① 상충성(inconsistency) 쟁점: 원심과 달리, 위계조항과 개별 합의된 보험증명서의 보험종류 기재가 있으므로 Glynn, Pagnan, Alexander, The Nounou의 원칙을 그대로 적용해야 하고, 원심이 말한 더 엄격한 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61]-[62]). 그러나 이 원칙을 적용해도 상충은 없다. 선지급 조항은 보상조항을 부정(negate)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중대하기는 하나 제한·보충(qualify)하는 것이다. 보상채무는 중재판정 시 발생하지만, 피보험자가 지급할 때까지 그 집행이 유보될 뿐이다. 선지급 조항은 보험업계에서 오래 널리 쓰여 왔고, 의회도 해상보험에서는 사망·신체상해의 경우를 제외하고 이를 금지하지 않았다. 피보험자가 판정금을 변제하면 보상조항은 완전한 효력을 가지며, 문제는 지급불능이 생겼을 때에만 나타난다. 두 조항은 '단일 조항(single clause)' 테스트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함께 읽힐 수 있다. ② 부담스러운 조항(red hand/onerous clause) 쟁점: 명칭은 'onerous clause doctrine'이 적절하다. 이 법리는, 일방의 표준약관에 특히 부담스럽거나 이례적인 조항이 있고 상대방이 이를 실제로 알지 못한 경우, 그 조항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상대방의 주의를 환기하였음을 원용자가 증명하지 않으면 상대방을 구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효과는 그 조항이 편입되지 않은 것, 즉 효력이 없는 것으로 본다. 부담 정도와 고지 정도는 사실과 정도의 문제이며, '차등척도(sliding scale)'를 법리의 요소로 정식화하지 않는다. 상업적 맥락에서는 문턱이 높다. 선지급 조항은 P&I Club과 해상보험 일반에서 흔히 쓰이므로 이례적이지 않고, 부담스러운 조항의 문턱에도 이르지 않는다. 피보험자가 전문 해상보험중개인을 두었으므로 조항의 위치를 문제 삼을 수 없고, 보험증명서가 약관책자를 명확히 지시하였으며, 당사자들의 교섭력이 대체로 대등한 상업계약이었다. ③ 편입 쟁점: 보험증명서의 'as per Marine Liability Policy for Charterers 1-2017 as attached' 문언에 비추어 제5부가 편입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전혀 유지될 수 없다. 선주 측이 제5부에 있는 위계조항에 의존하면서 제5부 불편입을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 ④ 보험자의 항소심 신증거 제출 신청(선지급 조항의 시장 보급 정도)은 기각하였다. Males LJ는 보충의견에서 다음을 덧붙였다. 전문 중개인이 관여하는 해상보험에는 이 법리가 적용되기 어렵다. 선지급 조항은 비판받아 왔음에도 시장에 널리 퍼져 있으므로 시장이 그 효과를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제3자에 대한 무력화 여부는 의회가 정할 문제이다.
주요 쟁점
- 보험약관 일반조건의 선지급 조항이 위계조항상 우선하는 보상조항·보험증명서와 상충(conflict)하여 효력을 잃는지 여부
- 상충성 판단에 Glynn·Pagnan·Alexander·The Nounou 원칙과 원심의 더 엄격한 기준 중 어느 것을 적용할지
- 선지급 조항이 '부담스러운 조항 법리(red hand/onerous clause doctrine)'에 따라 특별한 고지 없이는 효력이 없는지 여부, 그리고 법리의 요건·효과·상업계약 적용범위
- 약관책자 제5부(일반약관)가 보험증명서를 통해 보험계약에 편입되었는지 여부
- 2010년 제3자(보험자에 대한 권리)법상 권리가 이전된 제3자(선주·P&I Club)에게 선지급 조항으로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해상보험 예외 조항)
- 항소심에서 보험자의 신증거 제출을 허용할지 여부
실무적 시사점
- 영국법상 해상책임보험의 선지급 조항은 사망·신체상해 책임을 제외하면 2010년 법에도 불구하고 유효하므로, 피보험자(용선자 등)가 지급불능이면 제3자 피해자(선주·P&I Club)는 보험자에게서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
- 선지급 조항이 보상조항이 아닌 일반약관의 청구 조항 속에 있고 위계조항이 보상조항에 우선권을 주더라도, 그것만으로 상충이 인정되지는 않는다. 법원은 이 조항을 보상의무의 부정이 아닌 '집행의 제한'으로 본다.
- 부담스러운 조항 법리는 상업계약에도 적용될 수 있으나 문턱이 높다. 특히 전문 보험중개인이 관여한 해상보험에서는 사실상 원용이 어렵다.
- 업계에서 흔히 쓰이는 조항일수록 부담스럽거나 이례적인 조항으로 인정되기 어렵다(Blu-Sky 판결 [102]의 일반론은 배척).
- 선주·P&I Club은 용선자의 책임보험 존재만으로 회수를 기대할 수 없다. 용선계약 체결 시 용선자 보험에 선지급 조항이 없는지 확인하거나, 직접 담보 등 별도 보전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CPR Part 8 서면 절차를 택한 당사자는, 조항의 시장 보급 정도나 계약 체결 경위에 관한 증거를 항소심에서 새로 제출하거나 추론하게 할 수 없다.
AI 분석은 판결 원문을 읽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출처: The National Archives (Find Case La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