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매매 보증금 미예치, 매수인 귀책이어도 채무 아닌 손해배상만
원문 대조 이중 검증 통과 · 2026-10-22
한눈에 보기
Norwegian Saleform 2012 선박매매계약(MOA)에서 매수인이 자기 계약위반으로 보증금 계좌 개설을 막아 보증금을 예치하지 않은 사안에서, 영국 대법원은 만장일치로 매도인이 보증금을 채무(debt)로 청구할 수 없고 손해배상(damages)만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Mackay v Dick의 '조건성취 의제(deemed fulfilment)' 법리가 영국법의 법원칙이 아니며, 계약 해석이나 묵시조항(implied term)으로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했다. 또 Saleform 제2조의 선행조건은 지급 절차(machinery of payment)가 아니라 보증금 채무가 발생(accrual)하기 위한 선행조건이라고 보았다.
사건 개요
2020년 4월 28일부터 30일 사이에 매도인들(Ridgebury November LLC, Ridgebury Sierra LLC, Makronissos Special Maritime Enterprise, 피상고인)과 매수인들(King Crude Carriers SA, Prince Crude Carriers SA, Zenon Crude Carriers SA, 상고인)은 Makronissos, Ridgebury Astari, Ridgebury Alina L 세 척에 관해 수정된 Norwegian Saleform 2012 양식으로 매매각서(Memoranda of Agreement, MOA) 세 건을 체결했다. 세 MOA는 가격 외에는 실질적으로 같은 조건이었다. 제2조에 따르면 매수인은 (i) 계약서 서명·교환, (ii) 보증금 보관인(Deposit Holder, Holman, Fenwick, Willan Greece)이 계좌가 완전히 개설되어 입금받을 준비가 되었다고 서면 확인한 날부터 3은행영업일 안에 매매대금의 10%를 보증금(Deposit)으로 예치해야 했고, 당사자들은 계좌 개설에 필요한 서류를 지체 없이 제공해야 했다. 제13조는 보증금이 제2조대로 예치되지 않으면 매도인이 계약을 해제(cancel)하고 손해와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했다. 매수인들은 제2조를 위반해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보관인은 계좌 개설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보증금은 예치되지 않았다. 매도인들은 2020년 5월 말과 6월 초에 제13조에 따라 MOA를 해제하고 Mackay v Dick에 근거해 보증금을 채무로 청구했다. 선결 쟁점을 정하면서 각 선박의 해제 시점 시가가 매매대금보다 높았다는 사실이 가정되었으므로, 손해배상으로는 명목상 손해배상(nominal damages)만 인정될 수 있었다. 중재판정부는 다수의견으로 매도인 청구를 인용해 US$1.26 million(Makronissos), US$1.94 million(Astari), US$1.74 million(Alina L)의 지급을 명했다. Commercial Court의 Dias J는 매수인 항소를 받아들여 청구는 손해배상이어야 한다고 판단했으나([2023] EWHC 3220 (Comm)), Court of Appeal(Popplewell, Nugee, Falk LJJ)은 매도인 항소를 받아들였다([2024] EWCA Civ 719). 매수인들이 대법원에 상고했다.
판결 요지
Lord Hamblen과 Lord Burrows가 함께 쓴 판결에 Lord Reed, Lord Hodge, Lord Stephens가 동의했다(만장일치). 상고를 인용하고 Dias J 명령의 제1항부터 제6항을 회복시켰다. (1) 쟁점 1: 채무자가 자기 계약위반으로 채무의 선행조건(condition precedent) 성취를 막았을 때 그 조건이 성취된 것으로 의제된다는 Mackay v Dick 법리(Lord Watson의 의견)는 영국법의 법원칙이 아니다(스코틀랜드법의 입장은 판단하지 않는다). 이유는 여섯 가지다. Lord Watson이 영국 판례가 아니라 대륙법(civil law) 법리에 의존했다. 영국 판례가 일치하지 않는다(Thompson v ASDA-MFI, Little v Courage). 매도인이 원용한 판례들도 손해배상으로 같은 결과에 이를 수 있었다. Colley v Overseas Exporters와 모순되고, 그 적용 범위를 원칙적으로 제한할 방법이 없다. 조건성취 의제·의제된 포기(deemed waiver)·준금반언(quasi-estoppel)은 모두 의제(fiction)다. 영국 계약법은 명시·묵시 계약조항과 그 해석으로 움직인다. 법리를 배척해도 손해배상 구제가 있으므로 부정의가 생기지 않는다. (2) 계약 해석: '누구도 자기 잘못으로 이익을 얻을 수 없다'는 해석 추정은 계약 종료나 계약상 이익 취득을 주장하는 경우에 관한 것이다. 이 사건 매수인은 제2조를 순전히 방어적으로 원용할 뿐이므로 그 추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사자는 자기가 쓴 대로 의미한 것으로 이해해야 하며, 매도인 해석은 조건을 지우고 계약을 다시 쓰는 것이다. (3) 묵시조항: 매도인이 제시한 첫째·둘째 묵시조항은 매수인의 서류와 KYC 절차 없이는 계좌가 존재할 수 없으므로 제2조를 실행 불가능하게 만든다. 셋째 묵시조항(매수인이 계좌 개설을 부당하게 막으면 보증금을 매도인에게 직접 지급)은 제3자 보관(escrow)이라는 매수인 보호 장치를 없애 위험 배분을 근본적으로 바꾸므로 필요하지도 명백하지도 않고, 명시조항 및 보증금 미예치의 효과를 정한 제13조와도 맞지 않는다. 따라서 매도인은 손해배상만 청구할 수 있고 채무 청구권은 없다. (4) 쟁점 3A: 매도인의 예비적 주장은 순수한 법률문제이고 매수인에게 불이익이 없으므로 다툴 수 있다. 쟁점 3: MOA는 The Dominique, The Karin Vatis처럼 권리의 발생 시점과 지급 시점을 구별하는 계약이 아니며, 두 시점은 동시다. 보증금이 '계약의 정확한 이행을 위한 담보(security)'라는 문구만으로 계약 체결 시 채무가 발생한다고 추론할 수 없다. The Blankenstein([1985] 1 WLR 435)은 옳으며, 40년 된 표준양식 해석을 뒤집는 데에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보증금 보관 장치는 단순한 지급 절차가 아니므로 보증금 채권은 MOA 체결 시, 서명 시, 서명 후 3은행영업일 시점 어느 때에도 발생하지 않는다. (5) 쟁점 2(The Griffon이 틀렸는지)와 절차 쟁점 2A는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손해배상액과 손해배상에 보증금 상당액이 포함되는지는 대법원에 회부된 쟁점이 아니다.
주요 쟁점
- 채무자가 자기 계약위반으로 지급채무의 선행조건 성취를 막은 경우, 조건이 성취된 것으로 의제되어 상대방이 채무로 청구할 수 있는가, 아니면 손해배상만 청구할 수 있는가(Mackay v Dick 법리가 영국법의 원칙인가)
- 법원칙이 아니라면 계약 해석('자기 잘못으로 이익을 얻을 수 없다'는 추정)이나 묵시조항으로 같은 결과에 이를 수 있는가
- Saleform 2012 제2조에서 보증금 채권은 MOA 체결 시 이미 발생하고 계좌 개설 등은 지급 시기에 관한 절차에 불과한가, 아니면 채무 발생의 선행조건인가
- 매도인이 Commercial Court에서 배척되고 Court of Appeal에서 다투지 않은 예비적 주장을 대법원에서 다시 제기할 수 있는가(Supreme Court Rules 2009 rule 25(1))
- 보증금 미예치를 이유로 매도인이 해제한 경우 보증금이 몰수된다는 The Griffon 판결이 틀렸는가(판단하지 않음)
실무적 시사점
- 영국법이 준거법인 계약에서 채무자가 자기 위반으로 지급조건 성취를 막았더라도 채권자는 원칙적으로 채무(debt) 청구를 할 수 없고, 완화·예견가능성(remoteness) 제한을 받는 손해배상만 청구할 수 있다. 시가가 계약가보다 높으면 명목상 손해배상에 그칠 수 있다.
- 선박매매에서 매수인이 보증금 계좌 개설 서류(KYC 등)를 내지 않으면 보증금 채권은 발생하지 않는다. 매도인은 MOA 체결 직후부터 보증금 계좌가 개설·확인될 때까지 보증금 담보가 없는 상태에 놓인다.
- 선행조건이 채무자 위반으로 성취되지 않을 때에도 채무가 발생한다는 결과를 원하면 계약에 명시해야 한다. 대법원은 당사자가 그런 조항을 둘 수 있다고 밝혔다.
- 표준양식(Saleform) 해석은 확립된 판례(The Blankenstein)를 존중하며, 시장이 결과에 불만이 있으면 양식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 보증금 채권의 발생 시점과 지급 시점을 나누려면 The Dominique·The Karin Vatis의 운임 조항('deemed earned')처럼 계약에 명확히 적어야 한다.
- 보증금 보관인이 당사자 어느 쪽의 잘못도 없이 실패하면(예: 보관 법무법인의 도산), 보증금을 매도인에게 직접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보관계좌를 개설할 묵시적 의무가 있다는 견해가 판결에 나타나 있다.
AI 분석은 판결 원문을 읽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출처: The National Archives (Find Case La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