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영국 High Court (Commercial Court) 2026-05-15

선박금융 비대칭 전속관할조항과 병행소송: 소송중지·소송금지명령 모두 기각

[2026] EWHC 1162 (Comm)

원문 대조 이중 검증 통과 · 2026-10-22

한눈에 보기

선박금융 대출계약의 비대칭 전속관할조항(asymmetric exclusive jurisdiction clause)상 차주들이 영국에서 제기한 소송에 대해, 대주가 싱가포르 소송을 이유로 구한 소송중지(stay)와 차주들이 구한 소송금지명령(anti-suit injunction, ASI) 및 소송금지명령금지명령(AASI)이 모두 기각되었다. 법원은 이 조항이 여러 법역에서의 병행소송(parallel proceedings)을 명시적으로 예정하고 있으므로, 병행소송이라는 예견 가능한 사정만으로는 어느 쪽 절차도 제약할 '강한 이유(strong reasons)'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사건 개요

2015년 대주(The Export-Import Bank of China)와 원차주들 사이의 선박금융이 문제되자, 2024. 4. 1. 대주와 차주들(Spec 1·Spec 2·Spec 3)은 경개·변경·재작성 대출계약(NAR Loan Agreement), NAR Deed, Spec 3 소유 MV "Spec Nichole"에 대한 라이베리아 제1순위 선박저당권(Spec Nichole Mortgage) 등을 체결하였다. 이 선박저당권은 NAR 대출계약상 차주들이 연대하여 부담하는 채무 전액을 담보하였다. 대출계약 제18조는 영국법을 준거법으로 하고(18.1), '대주의 전속적 이익을 위하여' 영국 법원의 전속관할을 정하며(18.2), 대주가 다른 관할 법원(court of competent jurisdiction)에서 제소할 권리와 복수 법역에서의 동시 제소를 허용하고(18.3), 차주들의 법정지 이의를 포기시키는(18.4) 비대칭 조항이었다. 대주는 2025. 5. 2. 싱가포르에서 Spec 3를 상대로 대물소송(ADM 33/2025)을 제기하여 2025. 5. 3. 선박을 압류하였고, 원금 미화 6,100만 달러 이상과 이자를 청구하였다. Spec 3는 싱가포르 관할에 응소하면서 대주 직원들의 사기적 부실표시를 이유로 금융서류 전부의 취소, 손해배상, 부당압류 손해배상을 반소로 구하였다. 선박은 이후 법원 경매로 매각되었다. 차주들은 2025. 7. 15. 영국에서 같은 취지의 소를 허가 없이 역외송달 방식으로 제기하였다. 대주는 2025. 10. 15. 싱가포르에서 Spec 1·Spec 2를 상대로 대출계약의 유효 확인과 원리금 지급을 구하는 소(OC 847/2025)를 추가로 제기하였다. 싱가포르 고등법원 Pang 판사는 Spec 3에 대한 대주의 ASI 신청을 2026. 2. 25. 기각하였고, 싱가포르 항소법원은 2026. 5. 12. 항소를 허가하였다. 이 사건에서 대주는 부적절한 법정지(forum non conveniens)와 사건관리를 이유로 영국 소송의 중지를 신청하였다. 차주들은 Senior Courts Act 1981 s.37에 따라 OC 847에 대한 ASI를, 예비적으로 AASI를 신청하였다.

판결 요지

양측 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1) 제18.2조는 대주와 차주 쌍방을 구속한다. 차주들은 영국에서만 제소할 수 있고, 대주는 영국에서 피소되면 영국 관할에 복종해야 한다. '대주의 전속적 이익을 위하여'라는 문언은 대주만 다른 곳에서 제소할 선택권을 가진다는 뜻일 뿐이다. 이 문언과 '취소불능(irrevocably)'이라는 문언에 비추어 대주가 이 조항을 포기하거나 철회할 수는 없다(Mauritius Commercial Bank v Hestia 지지). (2) 차주들은 자신들이 영국에서 먼저 제소하면 대주가 해외에서 추가로 제소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이를 배척하였다. 문언상 제18.3조의 '이 제18조의 어떠한 내용도(Nothing in this Clause 18)'에는 차주들의 제18조상 권리 행사도 포함된다. 또한 선박금융에서 이러한 조항은 대주가 선박의 운항경로에 따라 어디서든 압류·대물소송을 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므로, 차주들의 주장은 그 목적을 좌절시키는 이른바 '잉글리시 토피도(English torpedo)'를 허용하게 된다. (3) 제18.3조는 복수 법역의 병행소송을 적극적으로 예정하고 있다. 따라서 Highland Crusader 판결의 명제 (6)·(7)에 따라 병행소송과 판결 저촉 위험은 예견 가능한 사정이다. 서류·증인이 베이징·상하이에 있다는 사정도 마찬가지로 '강한 이유'가 될 수 없다. 공정한 재판의 우려나 제3자 관여도 없다. 이 사건은 Donohue v Armco와 구별되므로 대주의 소송중지 신청은 기각된다. (4) 싱가포르 법원은 Supreme Court Practice Directions 2021 para 63(3)의 limb (i)(싱가포르 소재 동산에 대한 담보권, 즉 경매대금에 대한 권리)와, 아마도 limb (e)에 근거하여 관할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싱가포르는 '관할 법원'이고, OC 847 제기는 계약 위반이 아니라 계약상 권리의 행사이다. 계약상 권리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는 ASI가 허용되지 않는다. (5) 대주가 ASI를 신청할 현실적 우려가 없다. 설령 신청하더라도 차주들의 영국 제소권을 제약하는 것은 계약 위반이 되므로 싱가포르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어서 AASI도 기각된다. 법원은 영국과 싱가포르의 기판력(res judicata) 접근이 공통되므로 판결 저촉 위험은 관리 가능하다고 하였다. 영국 소송은 싱가포르 절차와 무관하게 진행되며 사건관리 지시가 내려진다. 한편 법원은 영국이 당사자 간 모든 쟁점의 자연적 법정지라고까지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명시하였다.

주요 쟁점

  • 비대칭 전속관할조항에서 '대주의 전속적 이익을 위하여'라는 문언이 대주에게 차주들의 영국 제소권을 포기·철회할 권리를 주는지
  • 차주들이 영국에서 먼저 제소하면 대주가 이후 해외에서 추가 제소할 권리가 제한되는지
  • 병행소송을 예정한 관할조항에서 병행소송·판결 저촉 위험이 영국 소송중지의 '강한 이유'가 되는지
  • 대주의 싱가포르 OC 847이 제18.3조의 '관할 법원(court of competent jurisdiction)'에 제기된 것인지
  • 계약상 허용된 외국 소송에 대해 소송금지명령(ASI) 또는 소송금지명령금지명령(AASI)을 발할 수 있는지

실무적 시사점

  • 선박금융의 비대칭 관할조항은 대주가 선박 소재지에서 압류·대물소송을 할 수 있게 하려는 목적에 비추어 해석된다. 따라서 차주가 지정 법정지에 먼저 제소하더라도 대주의 해외 제소권은 차단되지 않는다.
  • 비대칭 전속관할조항에서 지정 법정지에 제기된 차주의 소송은 '강한 이유' 없이는 중지되지 않는다. 병행소송, 판결 저촉 위험, 증거 소재지처럼 계약 당시 예견 가능한 사정은 강한 이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 대주가 해외에서 제소하여 병행소송을 초래한 경우, 그 예견 가능한 결과(차주의 영국 소송)를 감수해야 한다.
  • 계약상 허용된 외국 소송에는 ASI가 허용되지 않는다. 반대로 차주의 영국 제소권을 외국 ASI로 제약하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계약 위반이 될 수 있다.
  • Brussels I Regulation 하의 선소계속(seisin) 논리에 기댄 선례(Lornamead 등)는 브렉시트 이후 보통법 해석에서 비중이 낮아졌다.
  • 병행소송의 비용과 판결 저촉을 피하려면 당사자들이 한쪽 절차를 합의로 중지(standstill)하는 실무적 해결이 필요하다.

AI 분석은 판결 원문을 읽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출처: The National Archives (Find Case La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