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 대리 표시, 서명엔 자격 없는 용선자: 영국법상 계약 당사자
원문 대조 이중 검증 통과 · 2026-10-22
한눈에 보기
선복확약서(Fixture Note) 본문의 고객/계정(Account)란에는 피고 파이스턴이 소외 회사를 '위하여/대리하여(for and on behalf of)' 계약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용선자 서명란에는 자격 표시 없이 피고 파이스턴 명의로 서명·날인되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준거법인 영국법에 따라 서명란에 이름이 기재된 피고 파이스턴이 항해용선계약의 당사자라고 보고 원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사건 개요
이 사건 항해용선계약은 피고 제우마린 주식회사가 운항하는 '(선박명 생략)호'로 팜박 건살물 6,000t을 말레이시아 ○○○○○항에서 대한민국 △△항 등으로 운송하는 국제 해상물건운송계약입니다. 피고 제우마린은 2013. 11. 5.자 선복확약서(Fixture Note)에 선박소유자로 서명·날인했습니다. 선복확약서는 명시적으로 합의한 사항 외에는 국제표준계약서식 GRAINCON'94에 따르기로 했고, 이 서식은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으면 영국법을 따르도록 규정합니다. 선복확약서 본문의 고객/계정란에는 "ACCT: Far Eastern Services Co., Ltd. for and on behalf of OCI Corporation"(판결문은 OCI Corporation을 '소외 회사'로 표기)이라고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말미의 용선자 서명란에는 피고 파이스턴이 소외 회사를 대리한다는 기재 없이 피고 파이스턴 명의로 서명·날인되어 있었습니다. 서명란의 'ON BEHALF OF'는 부동문자이고 선박소유자 서명란에도 똑같이 인쇄되어 있었습니다. 소외 회사는 피고 제우마린과의 계약관계를 일관되게 부인했습니다. 원심(서울고법 2017. 3. 24. 선고 2016나2032641 판결)은 이 사건 항해용선계약의 당사자를 피고 파이스턴과 피고 제우마린으로 판단했고, 원고가 상고했습니다.
판결 요지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1) 준거법: 이 사건 계약에는 외국적 요소가 있으므로 국제사법에 따라 준거법을 정합니다. 국제사법 제25조는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을 계약의 준거법으로 합니다. 선복확약서가 GRAINCON'94에 따르기로 했고 이 서식이 영국법을 지정하며,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으므로 준거법은 영국법입니다. (2) 영국법상 계약 해석: 용어의 법적 의미는 합리적인 사람이 자신이 아는 제반 사정을 고려해 객관적으로 어떻게 이해할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문언은 일상적이고 자연적인 의미에 따릅니다. 따라서 'for and on behalf of' 문구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일상적·자연적 의미로 해석합니다. (3) 그러나 계약서 본문에 대리인으로 볼 수 있는 표현을 썼더라도 서명란에 자격을 나타내지 않고 자신의 이름으로 서명했다면(in his own name without qualification), 영국법상 서명란에 이름이 기재된 자를 계약 당사자로 보아야 합니다. 서명이 계약을 확정짓는 역할을 하므로, 계약에 구속되지 않으려는 서명자는 서명에 자격을 표기하거나 직접 계약할 의사가 아님을 분명히 했어야 합니다. (4) 영국법상으로도 대리관계는 본인이 대리권 수여 의사를 표시하고(authorise) 대리인이 동의해야 성립하므로, 수권행위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면 대리행위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5) 적용: 고객/계정란의 표현 외에는 피고 파이스턴이 대리인으로 계약했음을 명백히 하는 내용이 없습니다. 소외 회사가 대리권을 위임했다는 증거도 없고, 소외 회사는 피고 제우마린과의 계약관계를 일관되게 부인합니다. 따라서 피고 파이스턴이 당사자로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봄이 상당합니다. 서명란의 'ON BEHALF OF'는 부동문자이고 선박소유자 서명란에도 있으므로 당사자 자격을 표시하는 내용으로 볼 수 없습니다. (6) 원심이 인용한 제1심 이유가 'for and on behalf of'를 본래 의미와 달리 본 것은 부적절합니다. 그러나 계약이 피고들 사이에 체결되었다는 결론은 정당하므로, 영국법상 항해용선계약의 당사자 확정, 선하증권과 보상장에 관한 법리 오해나 사실오인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습니다.
주요 쟁점
- GRAINCON'94 서식을 편입한 선복확약서에 따른 국제 항해용선계약의 준거법은 무엇인가(국제사법 제25조)?
- 계약서 본문에는 'for and on behalf of'로 대리 관계를 표시했으나 서명란에는 자격 표시 없이 자기 이름으로 서명한 경우, 영국법상 누가 용선계약의 당사자인가?
- 본인의 수권행위 증거가 없고 본인이 계약관계를 부인하는 경우 영국법상 대리관계가 성립하는가?
- 서명란에 인쇄된 부동문자 'ON BEHALF OF'가 당사자 자격 표시가 될 수 있는가?
실무적 시사점
- 영국법이 준거법인 용선계약에서는 본문의 'for and on behalf of' 기재만으로 대리인 지위가 확보되지 않습니다. 서명란에 자격(예: '대리인으로서')을 명시하지 않으면 서명자 본인이 계약 당사자로 구속될 수 있습니다.
- 서명란에 인쇄된 'ON BEHALF OF' 같은 부동문자는, 상대방 서명란에도 똑같이 있으면 당사자 자격 표시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 대리인을 내세워 용선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본인의 수권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없고 본인이 계약을 부인하면, 대리행위가 부정되고 중개·대리인이 당사자 책임을 지게 됩니다.
- 선복확약서가 GRAINCON'94 등 표준서식을 편입하면 서식의 준거법 조항이 국제사법 제25조의 명시적 선택으로 인정되어, 한국 법원도 영국법으로 당사자를 확정합니다.
AI 분석은 판결 원문을 읽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출처: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