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용선 중도해지 시 잔존연료유 대금 상계항변 배척
원문 대조 이중 검증 통과 · 2026-10-22
한눈에 보기
한진해운의 파산관재인이 선주들의 용선료 청구에 대해 잔존연료유 대금채권으로 상계한다고 항변한 사건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상계에 영국 보통법(legal set-off)을 적용하여, NYPE 1946 양식 부속서 제33조의 선주 연료유 인수의무는 용선계약 중도해지에는 적용되지 않고 피고가 소유권유보 때문에 연료유 소유권을 갖지 못했으므로 자동채권이 없다고 보았다. 설령 자동채권이 있더라도 선주들의 상계가 채무자회생법상 유효하여 이미 소멸했다고 보아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사건 개요
원고 코모도 베이 시핑 레포 엘티디(Comodo Bay Shipping REFO Ltd)와 원고 블랙 펄즈 마리타임 레포 엘티디는 주식회사 한진해운과 영국법을 준거법으로 하는 정기용선계약(이 사건 각 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은 NYPE(New York Produce Exchange) 1946 양식을 기본으로 하고 일부 조항을 부속서로 고쳤으며, 부속서 제33조는 NYPE 1946 제3조를 고쳐 인도·반선 시 연료유 인수의무를 정하였다. 한진해운에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가 폐지되고 파산절차가 진행되었으며, 피고는 그 파산관재인이다. 피고가 용선계약을 해지하였고, 1번 계약은 해지 다음날이 2016. 10. 21., 2번 계약은 2016. 9. 20.이다. 원고들은 2016. 10. 24. 회생절차개시 전 미지급 용선료와 계약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채권 등으로 피고의 연료유대금채권과 상계한다고 통지하였고, 이 통지는 회생채권 신고기간 내인 2016. 10. 25.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원고들이 용선료를 청구하자(청구액: 원고 코모도 베이 미화 1,189,713.35달러, 원고 블랙 펄즈 미화 430,770.02달러), 피고는 선박에 남은 연료유 대금채권(원고 코모도 베이에 대해 미화 249,785.50달러, 원고 블랙 펄즈에 대해 미화 246,990.70달러)으로 상계 내지 공제한다고 항변하였다. 제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560423)은 원고들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고 피고가 항소하였다. 피고는 연료유 공급업자들로부터 유류대금 전액 지급 시까지 소유권을 유보한 채 유류를 공급받았다.
판결 요지
항소기각(항소비용 피고 부담). 법원은 제1심 판결 이유를 인용하되 피고의 상계 주장 부분을 고쳐 썼다. (1) 준거법: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모두 영국법을 준거법으로 한 계약에서 생겼고, 상계는 채권 소멸원인으로서 채권 자체의 효력 문제이므로 채권의 준거법에 따른다. 영국 보통법상 상계는 소송상 항변으로만 행사할 수 있는 절차법적 성격이 있지만, 양 채권을 대등액에서 소멸시킨다는 점에서 실체법적 성격도 있어 준거법으로 적용될 수 있다(대법원 2012다108764 참조). 상계의 효력은 상계 의사표시를 한 때 생긴다. (2) 자동채권 부존재: 계약 제4조의 반선 통지의무, 부속서 제33조의 유류 수량 유지의무에 비추어 '반선(redelivery)'은 기간만료에 따른 정상 종료를 뜻한다. 부속서 제33조는 중도해지를 포함하지 않았고, 해지를 명시한 NYPE 2015 제9조는 오히려 구 양식이 해지에 적용되지 않음을 전제한 것이며, 영국의 The Span Terza 판결과 The Saetta 판결도 같은 취지이다. 따라서 피고가 계약을 해지한 이 사건에서 부속서 제33조에 따라 연료유대금을 청구할 수 없다. 부속서 제33조와 별개로도, 피고가 공급업자에게 대금을 모두 지급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공급업자들이 대금 전액 지급 시까지 소유권을 유보했으므로 원고들이 선박을 돌려받았다고 하여 연료유 소유권을 이전받았다고 볼 수 없다(The Saetta는 용선자가 소유한 경우에 한해 해지 시 소유권이 선주에게 넘어간다고 판시). 그러므로 상계항변은 이유 없다. (3) 가정적 판단: 자동채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상계 통지가 회생채권 신고기간 내에 도달하여(채무자회생법 제144조 제1항) 피고의 연료유대금채권은 원고들의 용선료·손해배상채권 등(원고 코모도 베이 미화 78,502,282.29달러, 원고 블랙 펄즈 미화 80,338,003.50달러)과 대등액에서 소멸하였다. 원고들의 잔존연료유대금 지급채무는 계약 체결 당시 발생하고 액수만 반선 때 확정되므로 제145조 제1항에 걸리지 않는다. 파산절차로 넘어간 이상 제416조·제417조에 따라 상계가 허용되고 제422조 제1호도 적용되지 않으며, 제6조 제7항 제3호에 따라 회생절차 중의 상계통지는 파산절차에서도 유효하다. 결론적으로 피고는 원고 코모도 베이에 용선료 미화 1,175,41.24달러(원문 표기 그대로), 원고 블랙 펄즈에 용선료 미화 430,770.02달러와 각 계약 해지 다음날부터 2018. 7. 13.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제1심 판결도 결론이 같다.
주요 쟁점
- 영국법을 준거법으로 한 용선계약 채권 사이의 상계에 영국 보통법상 상계(legal set-off)를 실체법으로 적용할 수 있는가, 그 효력은 언제 생기는가
- NYPE 1946 제3조를 고친 부속서 제33조의 선주 잔존연료유 인수·대금지급 의무가 용선계약 중도해지에도 적용되는가
- 연료유 공급업자가 소유권을 유보한 경우 용선자가 반선(해지) 시 선주에게 잔존연료유 대금을 청구할 수 있는가
- 용선자의 회생절차 개시 후 확정된 잔존연료유 대금채무를 수동채권으로 한 선주의 상계가 채무자회생법 제145조 제1항 또는 제422조 제1호에 따라 금지되는가
실무적 시사점
- NYPE 1946 양식 제3조 계열의 연료유 인수조항은 문언에 해지를 포함하지 않으면 중도해지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해지 시 연료유 정산을 원하면 NYPE 2015 제9조처럼 '어떠한 해지(any termination)'를 명시해야 한다.
- 영국법 준거 용선계약 채권 사이의 상계는 한국 법원에서도 영국 보통법상 상계 요건(상호성, 금전채무, 채권의 확정성, 이행기 도래, 상계금지사유 부존재)으로 판단되고, 상계 의사표시 시점에 효력이 생긴다.
- 용선자가 연료유 공급업자의 소유권유보 아래 유류를 공급받았고 대금을 치르지 않았다면, 반선(해지) 시 선주에게 잔존연료유 대금을 청구하기 어렵다.
- 용선자 도산 시 선주는 회생채권 신고기간 내에 상계 통지를 해 두어야 하고, 잔존연료유 대금채무는 계약 체결 시 발생한 것으로 보아 도산법상 상계금지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회생절차 중의 상계통지는 이후 파산절차에서도 유효하다.
AI 분석은 판결 원문을 읽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출처: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