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세창고업자의 화물 인도 주의의무, 선하증권 없는 신용장 개설은행에는 미치지 않아
원문 대조 이중 검증 통과 · 2026-10-22
한눈에 보기
보세창고업자가 화물인도지시서를 받지 않고 수입자에게 수산물을 반출하자, 신용장 개설은행이 과실에 의한 방조를 이유로 공동불법행위 손해배상을 구했다. 대법원은 보세창고업자의 화물 인도에 관한 주의의무는 선하증권 소지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일 뿐 선하증권을 취득하지 못한 신용장 개설은행에까지 미치지 않고, 은행의 손해는 선하증권 없이 신용장 대금을 지급한 데서 생긴 것이어서 상당인과관계도 없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사건 개요
원고(중소기업은행)는 2016. 3. 7. 수입자인 (회사명 생략)과 여신거래약정·외국환거래약정을 맺으면서 수입물품과 관련 서류를 원고에게 양도담보로 제공받기로 약정했고, 2017. 5. 16. 취소불능화환신용장을 개설해 주었다. (회사명 생략)은 이 신용장으로 중국 수출회사(NINGBO NANHENG IMPORT AND EXPORT CO., LTD.)에서 냉동 참조기 15,260CTNS를 수입했다. 중국 운송회사(XINGDA SHIPPING CO., LTD.)가 2017. 5. 19. 닝보항에서 선적했고, 화물은 2017. 5. 24. 보세창고업자 주식회사 드올의 부산항 보세창고에 입고되었다. 드올은 입고 무렵 국내 운송취급인 CDM에게서 수하인을 '원고가 지시하는 자'로 하고 수량을 각 7,630CTNS로 적은 선하증권 사본을 팩스로 받았다. 드올은 2017. 5. 26. (회사명 생략)의 요청에 따라 화물인도지시서 등을 받지 않은 채 화물을 반출했다. 원고는 2017. 7. 11. 중국은행으로부터 발행일·선적일 2017. 6. 18., 수량 15,260CTNS로 적혀 있고 컨테이너 번호 일부가 다른 선하증권(6. 18. 자 선하증권)을 취득했고, 2017. 7. 24. 신용장 대금 168,595,722원을 지급했다. 피고(삼일냉장 주식회사)는 2019. 10. 31. 드올을 흡수합병하고 원심에서 소송을 수계했다. 원고는 (회사명 생략)과 그 사내이사의 무단 반출(배임 또는 사기)을 피고가 고의 또는 과실로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원심(서울중앙지법 2021. 12. 16. 선고 2020나64837 판결)은 6. 18. 자 선하증권이 이 사건 수산물에 관한 선하증권이 아니어서 원고가 이를 통해 양도담보권을 취득하지는 못했지만, 신용장 대금을 지급하면 적법한 양도담보권자가 될 지위에 있었다고 보았다. 그리고 피고가 화물인도지시서를 제출받을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고 반출했다는 이유로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했다.
판결 요지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민법 제760조 제3항에 따라 민사상 과실에 의한 방조도 공동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 다만 방조행위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는 예견가능성, 행위가 피해 발생에 끼친 영향, 피해자의 신뢰 형성에 기여한 정도, 피해자가 스스로 쉽게 피해를 막을 수 있었는지,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규범의 목적과 보호법익 등을 종합해 책임이 지나치게 넓어지지 않도록 판단해야 한다. (2) 해상운송화물이 통관을 위해 보세창고에 입고되면 운송인과 보세창고업자 사이에 묵시적 임치계약이 성립한다. 운송인의 이행보조자인 보세창고업자는 정당한 수령인인 선하증권 소지인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를 지고, 운송인이 발행한 화물인도지시서가 적법하게 발행되었는지 등을 확인할 주의의무를 진다. 그러나 이 주의의무는 선하증권 소지인의 권리와 재산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일 뿐, 선하증권을 취득하지 못한 신용장 개설은행에까지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 (3) 이 사건에서 원고는 반출 당시 이 사건 수산물을 표창하는 선하증권을 취득하지 못했고, 장래 양도담보권을 취득할 채권적 지위에 있었을 뿐이다. 피고와 원고 사이에는 보관·인도에 관한 계약관계도 없었다. 따라서 피고에게 원고의 이익을 보호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피고가 화물인도지시서 없이 반출한 과실이 있더라도, 원고의 손해는 선하증권을 취득하지 못한 채 중국은행에 신용장 대금을 지급한 데서 생긴 것이므로 상당인과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 원심에는 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의 주의의무와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주요 쟁점
- 민사상 과실에 의한 방조가 성립하는 요건과, 방조행위와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하는 기준
- 통관을 위해 보세창고에 입고된 해상운송화물에 관하여 운송인과 보세창고업자 사이의 법률관계(묵시적 임치계약)와 보세창고업자의 인도의무
- 보세창고업자가 화물인도지시서의 적법 발행을 확인할 주의의무를 지는지, 그리고 그 의무가 선하증권을 취득하지 못한 신용장 개설은행에까지 미치는지
- 선하증권 없이 신용장 대금을 지급한 개설은행의 손해와 보세창고업자의 무단 반출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실무적 시사점
- 보세창고업자의 화물 인도에 관한 주의의무는 선하증권 소지인을 보호하는 것이다. 선하증권을 취득하지 못한 신용장 개설은행은 무단 반출을 이유로 보세창고업자에게 불법행위 책임을 묻기 어렵다.
- 신용장 개설은행이 수입자와 양도담보 약정을 맺었더라도 이는 장래 양도담보권을 취득할 채권적 지위에 그친다. 이것만으로는 보세창고업자에게 은행을 보호할 주의의무가 생기지 않는다.
- 은행이 화물을 표창하지 않는 선하증권(발행일·컨테이너 번호 불일치)을 받고 신용장 대금을 지급했다면, 그 손해는 은행 자신의 지급에서 생긴 것으로 평가되어 상당인과관계가 부정될 수 있다.
- 보세창고업자는 운송인의 이행보조자로서 선하증권 소지인에게 인도할 의무와 화물인도지시서의 적법 발행을 확인할 주의의무를 진다는 법리가 재확인되었다. 따라서 정당한 선하증권 소지인에 대해서는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같은 쟁점의 다른 나라 판례
AI 분석은 판결 원문을 읽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출처: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