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해협 예방수역 충돌 — 견시 소홀 75%·과속 25%
원문 대조 이중 검증 통과 · 2026-10-21
한눈에 보기
싱가포르해협 통항분리방식(TSS)의 예방수역(Precautionary Area)에서 동항하던 LNG선 WILFORCE와 서항 통항로에 진입하려던 산적화물선 WESTERN MOSCOW가 충돌했다. 영국 해사법원은 WESTERN MOSCOW의 매우 불량한 견시(lookout)와 그로 인한 좌현 선회 지속·우현 전타 지연을, WILFORCE에 대해서는 현지 규칙이 요구하는 '최대 조종 준비 상태'를 위반한 과속(unsafe speed)을 인정하고 책임을 75:25로 배분했다. 충돌 상황을 자초한 선박에도 횡단 규칙(Rule 15)이 적용되는지는 이 사건 결론에 영향이 없다며 판단하지 않았다.
사건 개요
2019년 5월 31일 야간, 싱가포르해협 TSS의 예방수역에서 공선 항해 중인 이중선체 LNG운반선 WILFORCE(전장 290m, 노르웨이 오슬로 등록)와 첫 만재 항해 중인 산적화물선 WESTERN MOSCOW(전장 179.90m, 필리핀 등록)가 충돌했다. 손해 청구액은 합계 약 1,400만 파운드로 주장되었다. WILFORCE는 싱가포르에서 수리를 마치고 동항 통항로를 따라 인도네시아로 향하던 중이었고, WESTERN MOSCOW는 급유 후 스리랑카·네덜란드로 향하며 서항 통항로에 진입하려 했으나, 남향으로 예방수역을 횡단하던 예인선·피예인선 PROFIT VENTURE를 피하려고 예방수역 동쪽 끝으로 들어가 남쪽으로 횡단했다. 양측은 VDR 자료로 항적을 합의 재구성했고 선교 대화·VHF 녹취도 합의되어 선교 당직자의 구술 증언 없이 심리가 진행되었다. 충돌 약 13분 전(C-13) WESTERN MOSCOW는 약 3.5마일 거리에서 WILFORCE 앞을 안전하게 지나갔으나, C-10 무렵부터 좌현으로 돌아 북동→북→서북서로 계속 좌현 선회했고, C-7부터는 두 선박의 방위가 변하지 않은 채 거리가 좁혀졌다. WILFORCE는 전속 전진(69rpm, 대지속력 약 15.7노트)으로 항행하고 있었는데, 항해계획상 속력은 12노트(전속 조종속력, 약 50rpm)였다. 싱가포르 VTIS는 C-7과 C-4에 WILFORCE에게 WESTERN MOSCOW를 경고했고, WILFORCE 선장은 C-6에 '이 배와 충돌 침로(Collision course with this one)'라고 말했으나 C-4에야 회전수를 줄이기 시작했다. C-3 무렵 WESTERN MOSCOW는 VTIS의 요청에 따라 VHF로 좌현 대 좌현(port to port) 통과를 통보했지만 계속 좌현 타를 썼고, 마지막 2분 동안 좌현 전타와 우현 전타 명령을 번갈아 내리다 C-1에야 우현 전타를 유지했다. WILFORCE는 예인선단 때문에 우현 변침이 제약된 상태에서 단계적으로 우현 변침했고, C-0.5에 기관을 전속 후진으로 걸었다. WESTERN MOSCOW의 좌현 선수가 WILFORCE의 좌현에 약 50도 각도로 충돌했으며, 충돌 시 WILFORCE의 속력은 11.7노트였다. 사건은 트리니티 하우스 장로(Elder Brethren) 2명이 해사 보좌인(Nautical Assessors)으로 배석한 가운데 심리되었다.
판결 요지
① WESTERN MOSCOW의 과실: C-25~C-10 사이의 항행(예방수역 진입 등)은 충돌 위험이 없던 시점의 경위일 뿐 충돌의 원인이 아니라고 보았다. 레이더로 C-6에 WILFORCE를 탐지했으나 CPA 경보가 꺼져 있었고 C-3까지 WILFORCE의 존재를 인식하거나 주의하지 않았으므로 견시가 매우 불량했다고 인정했다. 보좌인의 조언을 받아들여, 좋은 선박운용술(good seamanship)상 약 350도 침로로 정침하여 예방수역 해도상 화살표(약 336도) 방향으로 횡단한 뒤 Rule 10(b)(iii)에 따라 최소 각도로 서항 통항로에 진입했어야 하는데, 견시 불량 탓에 좌현 선회를 계속했다고 판단했다. VTIS 관제구역에서 VTIS의 요청으로 VHF 합의를 한 것 자체는 비난하지 않았으나, 좌현 대 좌현 통과를 위해 C-3 또는 C-2.5에 우현 전타를 하지 않은 것은 과실이라고 보았다. 예방수역 횡단 시 권고되는 녹색 전주등 3개 미표시, 갑판 작업등이 항해등의 가시성을 해친 Rule 20(b) 위반, 좌현 선회 중 단음 2회 미취명(Rule 34 위반)은 인정하되, WILFORCE 선장이 이미 충돌 위험과 좌현 선회를 알고 있었으므로 인과관계는 없다고 했다. ② WILFORCE의 과실: 현지 규칙 Rule 8이 요구하는 '최대 조종 준비 상태'는 전속 조종 회전수(50rpm)이므로 69rpm 항행은 현지 규칙과 COLREG Rule 6 위반인 과속이다. C-7 이전의 과속 자체는 인과관계가 없었으나, C-5까지 감속해야 했는데도 과속 탓에 신속히 감속하지 못했으므로 이 과속은 충돌과 손해의 원인이 되었다. 디젤 전기추진이라 즉시 감속이 가능했다는 주장은 녹취상 선장 자신의 인식('감속할 시간이 없다')과 맞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예인선단 선미에 등화가 없어 우현 변침이 제약되었으므로, 예인선단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가능한 만큼 우현 변침했다고 보아 더 과감하게 변침하지 않은 점은 과실로 보지 않았다. 견시 문제(전담 견시원 부재, 레이더 미조회, VTIS 호출 응답 지연)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했다. ③ 횡단 규칙: WESTERN MOSCOW는 C-7부터 Evergreen Marine v Nautical Challenge([2021] UKSC 6)에 따라 횡단 규칙이 적용되어 자신이 유지선(stand-on vessel)이라고 주장했고, WILFORCE는 스스로 횡단 상황을 만든 선박은 횡단 규칙을 원용할 수 없다며 The Spyros, The Tojo Maru, The Forest Pioneer 등을 원용했다. 법원은 선례들을 검토한 뒤 대법원 판결이 횡단 규칙을 가볍게 적용 배제하지 말라고 한 점을 들어 어려운 쟁점이라고 하면서도, 보좌인의 조언에 따르면 규칙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WILFORCE에 요구되는 동작(C-5까지 감속, 예인선단이 허용할 때 우현 변침)은 같았다고 보았다. WESTERN MOSCOW의 경우에도, 침로를 유지할 의무는 IMO 결의에서 나온 예방수역 횡단 권고에 맞게 '형성(moulded)'되므로 350도 정침이 요구된다. 이것이 틀렸다면 예방수역 항행은 Rule 2(b)의 '특수한 사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결론에 차이가 없어 쟁점을 판단하지 않았다. ④ 책임 배분: 충돌 위험은 WESTERN MOSCOW의 견시 불량이 만들었고 그 견시 불량이 우현 전타 지연으로도 이어졌다. WILFORCE의 과속은 충돌 회피 여지를 줄였고 충돌 시 11.7노트의 속력으로 손해를 키웠다. 이에 따라 원인력(causative potency)과 비난가능성(blameworthiness) 모두 WESTERN MOSCOW가 더 크다고 보았다. WESTERN MOSCOW의 과실이 WILFORCE의 3배라고 보아 책임을 WESTERN MOSCOW 75%, WILFORCE 25%로 배분했다.
주요 쟁점
- 충돌 위험이 생기기 전의 항행(C-25~C-10)이 충돌의 원인이 되는가
- WESTERN MOSCOW의 견시 불량, 예방수역 내 좌현 선회 지속, VHF로 합의한 좌현 대 좌현 통과를 위한 우현 전타 지연이 과실인가
- 추가 갑판등(Rule 20(b))·녹색 전주등 미표시·조종신호 미취명(Rule 34) 위반이 충돌과 인과관계가 있는가
- 현지 규칙상 '최대 조종 준비 상태'를 넘는 속력으로 항행한 것이 과속(Rule 6)이며, 그 과속이 충돌과 손해의 원인이 되는가
- 스스로 횡단 상황을 만든 선박이 횡단 규칙(Rule 15)상 유지선 지위를 주장할 수 있는가 — Evergreen Marine v Nautical Challenge 대법원 판결 이후 The Spyros·The Forest Pioneer의 법리가 유지되는가
- 예방수역 횡단에 관한 IMO 권고가 유지선의 침로 유지 의무(Rule 17(a)(i))를 '형성'하는가
- 원인력과 비난가능성에 따른 과실비율 산정
실무적 시사점
- 예방수역 같은 교통 집중 수역에서는 현지 규칙이 요구하는 '최대 조종 준비 상태'가 구체적 회전수(전속 조종속력) 기준으로 판단될 수 있다. 교통량이 적다는 이유로 항해계획보다 증속하면 이후 충돌 위험이 생겼을 때 과속 과실로 책임이 배분된다.
- 충돌 위험이 생기기 전의 과속도, 위험 발생 후 감속 능력을 떨어뜨렸다면 충돌과 손해 확대의 원인으로 평가된다. 충돌 시 속력은 손해 규모에 대한 원인력 평가에 직접 반영된다.
- IMO 결의에서 나온 예방수역 횡단 권고(해도상 화살표 방향, 통항류와 직각에 가까운 횡단)는 단순 권고를 넘어 규칙에 준하는 것으로 취급되어, 유지선의 침로 유지 의무를 형성할 수 있다.
- 스스로 횡단 상황을 만든 유지선이 Rule 15를 원용할 수 있는지는 Evergreen 대법원 판결 이후 미해결로 남았다. 법원은 어느 쪽이든 결국 과실비율 산정에서 고려된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 VTIS 관제구역에서 VTIS 요청에 따라 VHF로 통항 합의를 한 것 자체는 비난받지 않는다. 다만 합의한 뒤 그에 맞는 조선을 하지 않으면 과실이 된다.
- 추가 등화나 음향신호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상대선이 이미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인과관계가 부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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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 조문
AI 분석은 판결 원문을 읽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출처: The National Archives (Find Case La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