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용선 제재조항의 '제재에 노출'은 실질적 위험이면 족하다
원문 대조 이중 검증 통과 · 2026-10-24
한눈에 보기
항해용선계약의 EPS 제재조항 (C)항은 선주가 '합리적 판단'으로 지시 이행이 제재에 '노출(expose)'시킨다고 보면 지시를 거부할 수 있게 한다. 항소법원은 이 '노출'이 제재 위반 개연성(balance of probabilities)이 아니라 제재 책임의 실질적 위험(real risk)을 뜻한다는 원심의 해석을 유지했다. 다만 원심이 이 기준을 사실에 잘못 적용했다고 보아, 제재 대상자가 지배했던 러시아 석유회사 화물의 선적을 거부한 선주의 판단은 객관적으로 합리적이었다고 판단하고 선주의 항소를 인용했다.
사건 개요
선주(Tonzip Maritime)는 2021년 11월 5일자 항해용선계약(수정 ExxonMobil VOY2005 양식)으로 MV CATALAN SEA호를 용선자(2 Rivers, 구 Coral Energy)에게 용선해 주었다. 운송 구간은 러시아 Ust Luga~Primorsk 범위의 항구에서 지중해(예정지 터키 Aliaga)까지였다. 계약에는 'EPS Sanctions clause'가 있었다. 그 (C)항은 선주가 합리적 판단(reasonable judgement)으로 제재에 의해 금지되거나 선주·선박·관리인·선원·보험자·재보험자를 제재에 노출시킬 것이라고 보는 지시에는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정했다. 여기의 '제재'에 영국 SAMLA 2018과 벨라루스 관련 영국·EU 제재법령이 포함된다는 점에는 다툼이 없었다. Mikhail Gutseriev는 2021년 6월 21일경 EU, 2021년 8월 9일 영국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되었다. 2021년 7월 Kommersant 보도에 따르면 그는 석유회사 Neftisa의 실질 소유권을 동생 Sait-Salam Gutseriev(판결문 다른 곳에서는 이복형제 half-brother로 표기)에게 넘기고 7% 지분만 남겼으며, 이사회 의장직도 동생에게 넘겼다. 선주는 Infospectrum 보고서(Neftisa의 관계회사 PAO Russneft 관련)와 Refinitiv World-Check 검색 결과(Neftisa는 '제재 대상 개인과 연관됨')를 확보했다. 2021년 11월 17일 선박이 선적항 Primorsk에 도착해 하역준비완료통지(NOR)를 했고, 용선자는 Neftisa가 송하인인 화물(FOB Primorsk 매매)의 선적을 지시했다. 운송이 일부 EU와 영국 안에서 이뤄지고, 선원 2명이 EU 국적이며, 선주 이사들이 EU에 거주하는 영국 국적자였다. 그래서 제재법령의 적용 범위 안이라는 점이 인정되었다. 선주는 선적을 거부하고 대체 항해지시를 요구했다. 용선자는 Gutseriev가 러시아법상 지배자가 아니라는 Neftisa 명의 서한과 Herbert Smith Freehills(HSF)·Baker McKenzie(BM)의 법률의견을 보냈다. 그러나 이 의견들은 Neftisa 앞으로 작성되었고 Neftisa가 준 정보와 가정에 기초한 것이었다. 용선자는 대체 지시를 거부하고 2021년 11월 24일 용선계약 해제를 통지했다. 선주는 이를 계약 이행거절(renunciation)로 보고 이행거절적 위반(repudiatory breach)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 그 뒤 Sait-Salam이 2022년 6월 영국 제재 대상이 되었고, 용선자도 2024년 12월 영국, 2025년 7월 EU의 제재 대상이 되었다. 원심([2025] EWHC 2036 (Comm), Hochhauser KC 판사)은 (C)항이 제재 위험에 대한 합리적 판단이면 족하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 사건 사실관계에서는 그런 합리적 판단이 없었다는 용선자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판결 요지
항소 인용, 용선자의 부대항소(cross-appeal, Respondent's Notice) 기각. Foxton LJ가 판결을 썼고 Zacaroli LJ와 Coulson LJ가 동의했다(만장일치). (1) 해석: (A)·(B)항은 '금지·제한(prohibited or restricted)'과 '노출(expose)'을 따로 적는다. 이는 노출이 제재의 실제 법적 효과와 다른 것을 뜻함을 보여 준다. (C)항 후단은 이미 이행 중인 항해에 대해 앞의 두 사유를 '그러한 위험(such risk)'으로 받는데, 이는 '노출'이 '위험에 놓이게 함(put at risk)'이라는 뜻이라는 매우 강한 근거다. 따라서 선주는 제재 위반이 개연성 있게 일어난다고 판단할 필요가 없고, 지시 이행이 제재 책임의 실질적 위험을 낳는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면 족하다. 상업적 맥락도 이 해석을 뒷받침한다. 선주는 용선자보다 정보가 적은 상태에서 신속하게 앞을 내다보는 판단을 해야 하고, 제재법은 포괄적이고 복잡하다. 용선자는 같은 계약에 편입된 VOYWAR 2004와 Gulf of Aden 조항의 'may expose' 등의 문구를 근거로 들었다. 법원은 출처가 다른 표준약관 사이에 같은 용어 사용을 추정할 수 없다며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Mamancochet(보험금 지급 의무 면제 조항)와 The Triton Lark(CONWARTIME 1993)는 문언과 맥락이 달라 이 사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반면 Ceto Shipping의 '제재의 중대한 가능성(serious possibility)' 기준은 이 해석과 일치한다고 했다. 적어도 지배 여부만큼은 선주가 적극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용선자의 주장도 배척했다. 작성자 불리 원칙(contra proferentem)과 Gilbert-Ash 추정은 항소심에서 Gilbert-Ash 원칙이 적용된다는 합의된 전제로 다뤄졌다. 법원은 그 추정이 실제로 적용되는지는 판단하지 않고, 추정이 있더라도 문언이 충분히 명확하다고 보았다. (2) 적용: 원심은 Litasco 판결을 '추측(speculation)'에 근거한 판단은 합리적일 수 없다는 법리로 잘못 원용했다. 또 원심은 Gutseriev의 지배가 사실상 계속된다는 합리적 판단을 요구하여, 계약상 무관한 질문을 다뤘다. 이 오류들이 있으므로 항소법원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제재 지정 뒤 거액의 지분이 대가 정보 없이 이복형제이자 오랜 사업 동업자에게 넘어간 점, Refinitiv의 '제재 대상 개인과 연관' 기재만으로도 합리적 선주는 실질적 위험을 인정할 수 있었다. Neftisa 서한과 HSF·BM 의견은 Neftisa 자신의 정보와 가정에 기댄 자기증명(self-certification)에 불과했다. 특히 BM 의견은 EU 당국이 사실상 지배를 인정할 수 있다는 위험을 스스로 지적했다. Kommersant 기사와 Infospectrum 보고서도 결론을 바꾸지 않는다. 따라서 선주의 판단은 객관적으로 합리적이었다. (3) 다음 쟁점은 결론에 필요 없다며 판단하지 않았다. 판단 과정의 합리성(process)이 따로 요구되는지, 사후 자료를 고려할 수 있는지, EU 일반법원 결정(Case T-526/21)의 증거능력(Hollington v Hewthorn 원칙)과 효과가 여기에 해당한다.
주요 쟁점
- 항해용선계약 제재조항의 '제재에 노출(expose to sanctions)'은 제재 위반의 개연성(balance of probabilities)을 요구하는가, 실질적 위험(real risk)이면 족한가
- 제재조항 해석에 작성자 불리 원칙(contra proferentem) 또는 Gilbert-Ash 추정(통상의 권리·의무를 깎는 조항은 명확한 문언을 요한다)이 적용되는가
- 한 용선계약에 편입된 다른 표준약관(BIMCO VOYWAR 2004, Intertanko Gulf of Aden 조항)의 문구를 근거로 제재조항을 해석할 수 있는가
- 제재 대상자가 지분을 가족에게 넘긴 뒤에도 지배가 계속될 실질적 위험이 있다는 선주의 판단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이었는가
- 원심이 Litasco·Vneshprombank 판결을 원용하고 지배의 계속에 대한 적극적 확신을 요구한 것이 법리 오해인가, 그리고 항소심이 평가적 판단에 개입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 계약상 재량 판단에서 결과뿐 아니라 판단 과정의 합리성도 요구되는가(Braganza 원칙의 상사계약 적용, 판단하지 않음)
실무적 시사점
- 제재조항이 '금지(prohibited)'와 별도로 '노출(expose)'을 쓰고 뒤에서 이를 '그러한 위험(such risk)'으로 받는다면, 선주는 제재 위반이 확실하거나 개연성 있다고 볼 필요가 없다. 실질적 위험만 합리적으로 판단하면 지시를 거부할 수 있다.
- 제재 대상자가 지정 직후 가족이나 사업 동업자에게 지분을 넘겼는데 대가가 확인되지 않으면, 이를 겉모양만의 이전(cosmetic transfer) 위험 신호로 보는 것은 상식에 맞는다고 법원은 보았다. 이런 정황이면 선주의 거부가 합리적이라고 인정되기 쉽다.
- 송하인 측이 작성을 의뢰한 법률의견서와 자기 명의 확인서는, 그 사실 가정이 송하인 자신의 정보에 기댄 것이면 제재 위험을 없애는 증거로서 무게가 낮다. 의견서 안의 유보 문구가 오히려 위험을 뒷받침할 수 있다.
- 선주는 지배 여부를 개연성 수준으로 입증할 필요가 없다. 지배가 계속될 실질적 위험이 있다는 판단이면 족하다.
- 한 계약에 편입된 출처가 다른 표준약관 사이에는 같은 용어를 같은 뜻으로 썼다는 추정이 약하다. 다른 조항의 'may expose' 같은 문구를 근거로 제재조항을 좁게 해석하자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 Mamancochet 판결의 좁은 해석(지급이 실제로 금지될 때만 면책)은 보험금 지급 의무라는 맥락에 따른 것이다. 그러므로 용선계약의 항해지시 거부 조항에 그대로 옮겨지지 않는다.
- 판단 과정의 합리성 요건과 사후 자료(EU 일반법원 결정 등)의 고려 가능성은 이 판결에서 판단되지 않았다. 다음 사건에서 다툼의 여지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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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분석은 판결 원문을 읽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출처: The National Archives (Find Case Law)